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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대 위의 까치 - 진중권의 독창적인 그림읽기 (커버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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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대 위의 까치 - 진중권의 독창적인 그림읽기

휴머니스트

진중권 지음

2009-10-03

대출가능 (보유:1, 대출:0)

책소개
저자소개
목차
기발한 상상력과 자유로운 사고,

독창적인 예술적 존재감으로

시대의 우울을 개별적이면서 유쾌하게 우회하는

미학자 진중권!

그의 영혼을 울린 12점의 그림을 만난다.





1. 가장 ‘개별’적이면서 가장 ‘독창’적인 진중권의 그림 읽기



나는 저 하늘 위 구름 어딘가에서

운명을 맞으리라는 것을 알지.

나와 싸우는 자들을 나는 증오하지 않고

내가 지키는 자들을 나는 사랑하지 않네…….

내 죽음이 그들에게 상실을 주지도

그들을 전보다 더 행복하게 하지도 않으리.

어떠한 법률이나 의무가,

혹은 고관대작이나 환호하는 군중이

내게 싸우라고 시킨 것이 아니라오.

어떤 외로운 환희의 충동이

구름 속의 이 소란으로 몰아넣었다네.

이 삶, 이 죽음과 견주어보니

다가올 세월은 호흡의 낭비,

흘러간 세월 또한 호흡의 낭비처럼 보였다오.





우리 시대의 최전선에서 변화된 시대상을 몸과 마음으로 겪고 있는 지식인 진중권. 격한 사회적 논쟁의 중심에는 항상 그가 있었다. 첨예한 사회문화적 갈등의 중심에서 특유의 화법으로 ‘때로는 시원하게, 때로는 날카롭게’ 발언하는 그의 생각과 글은 어디에서 연원하는 것일까? 그의 글쓰기와 사유는 사회의 질병을 알리고, 사회문화적 제도에 끊임없이 투여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현실의 문을 부수는 것이 아니라 개별적으로 문을 우회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미학자, 지식인, 문화평론가, 논객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그는 스스로를 ‘공부하는 사람’이라고 규정하면서 “미학자로서 좋은 책을 내는 것이 삶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하곤 한다. 예나 지금이나 그는 예술적 상상력의 세계에만 머물러있지 않는다. 개별적이고 독창적인 미학적 상상력의 세계를 사회화해왔고, 그 과정을 통해 우리를 기발하고 독창적인 사유로 안내한다. 그가 자신만의 개별적이고 독창적인 예술의 세계를 담은 《교수대 위의 까치-진중권의 독창적인 그림 읽기》를 출간하며 미학의 세계로 돌아왔다. 그는 자신을 둘러싼 번잡함을 유쾌하고 고독하게 우회하면서, 가장 좋아하는 그림의 세계로 침잠했다. 우리 시대 오래된 친구 ‘미오’로 불리는 《미학 오디세이 1, 2, 3》을 비롯하여 《놀이와 예술 그리고 상상력》 《서양미술사 1》 등으로 예술적 상상력의 세계를 보여주었던 진중권! 그가 자신의 가슴속에 담아두었던 그림 컬렉션이자, 독자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작품들의 전시회를 열었다. 그가 책이라는 시공간에 전시한 12점의 그림은 미술사 속에서 ‘타자’로 인식되어온 예술가와 작품들이다. 초현실주의, 르네상스, 광우, 자기성찰, 해석의 문제 등을 담아낸 그만의 개별적이고 독창적인 ‘그림 읽기’이다. 그의 영혼에 울림을 준 12점의 그림. 그것은 작품이 숨 쉬었던 시대의 우울과 개별 예술가의 삶, 그리고 당대의 사회문화적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또한 이 책에는 한 달 전 중앙대 마지막 강의의 내용도 포함되어 있어 눈길을 끈다. ‘화가의 자화상과 나의 모습’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 강의는 7장 〈사라진 주체〉에 오롯이 담겨 있다.



그것은 작품이 숨 쉬었던 시대의 우울과 개별 예술가의 삶, 그리고 당대의 사회문화적 문제의식을 담고 있 다. 또한 이 책에는 한 달 전 중앙대 마지막 강의의 내용도 포함되어 있어 눈길을 끈다. ‘화가의 자화상과 나의 모습’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 강의는 7장 〈사라진 주체〉에 오롯이 담겨 있다.



아주 가끔 영혼의 울림을 주는 작품과 마주칠 때가 있다. 그런 그림은 마치 원래 한 몸이었으나 세상에 태어나면서 둘로 쪼개져야 했던 자신의 반쪽과 같은 느낌을 준다. 내게는 파울 클레의 〈앙겔루스 노부스〉와 피터르 브뤼헐의 〈교수대 위의 까치〉가 그렇다. 사실 이 책에 수록된 글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서술은 정작 굼프의 자화상과 기스브레히츠의 정물화를 다룬 장(章)일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 소개하는 작품들 중에서 영적 울림에 가까운 푼크툼의 효과를 주는 것은 피터르 브뤼헐의 이 마지막 작품이다. 그래서 그것을 책의 제목으로 뽑았다.

네덜란드의 자유로운 분위기를 스페인의 군대가 반동의 물결로 덮어버렸던 시절. 풍자와 해학을 즐기던 명랑한 정신의 소유자는 교수대 위에 까치가 앉은 그 그림만 남기고 자신의 작품을 모두 불태우라고 말한다. 보르헤스의 느낌대로 역사는 원형의 멜로디가 다양한 형태로 반복되는 변주곡일까? 지금 겪는 이 반복이 비극인지 희극인지 모르겠지만, 지금 느끼는 이 감정을 먼 훗날 다시 한 번 느껴보고 싶어 여기에 그 기분의 흔적을 남겨놓는다. 신변을 둘러싼 온갖 번잡함 속에서 이 책을 쓰는 내내 나를 사로잡았던 그 기분은 기념할 만한 가치가 있다. ― 〈지은이의 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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